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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밭으로 오세요』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001627
영어음역 Susubachiro Oseyo
영어의미역 Come to Corn Field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작품/문학 작품
지역 서울특별시 구로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박사문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페미니즘소설|장편소설
작가 공선옥
창작연도/발표연도 2001년연표보기

[정의]

2001년 공선옥이 쓴 노동계급의 순수함과 위대한 모성을 보여준 소설.

[개설]

『수수밭으로 오세요』구로공단에서 일하는 강필순이 첫 남편에게 버림받은 후 그녀를 불쌍히 여기는 의사 남편과 재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공선옥의 장편 소설이다.

구로동은 주인공 강필순이 열여섯부터 서른다섯 살까지 머문 공간이다. 공단 사거리 골목 시장 부근 필순의 거처를 묘사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집이라고 할 것도 없는 그냥 방 하나에 부엌 하나짜리 공간. 현관문이자 부엌문을 열면 부엌이자 현관인 곳에 신을 벗어 놓고 막 바로 방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는 집. 이곳의 집들은 거개가 다 그런 구조다. 공동 화장실이 필순의 집 맞은편에 있어서 여름이고 겨울이고 아예 골목으로 난 창문을 열어 보지도 못하고 살았다.”[34쪽]. 하지만 재혼 후 다시 구로동을 찾았을 때 구로동은 예전의 모습이 아니다. “은자네 집 골목도 바로 앞에 다세대 주택이라는 삼층 건물이 들어서고 있는 중이어서 그렇게도 햇빛 잘 들던 양지가 음지로 변해 있었다. …… 더욱 충격적인 건 은자네 집 벽에 붉은 글씨로 철거 예정이라는 글씨가 휘갈겨져 있는 것이었다. …… 필순이 이곳에 살 때도 물론 곧 재개발이 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될 줄은 몰랐다.[126쪽].

『수수밭으로 오세요』를 통해 공선옥이 보여 주고자 했던 주제 의식은 저자 자신이 밝힌 바 있다. “1990년대 들면서 생태주의 운동이니 대안적 삶이니 하면서 시골로 내려 와서 자발적인 가난을 선택한 지식인들이 있었어요. 이들과 진짜로 가난할 수밖에 없는 사람 사이에 놓인 격차를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한 가정에서도 잘난 자식은 늘 아비에게 칭찬을 받았다. 못난 자식을 어루만지는 건 어미였다. 마찬가지로 못나고 힘없고 못 배우고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을 사회로부터 밀어내기 보다는 사회·경제·정치적으로 제도적 보호를 해주는 것이 바로 ‘어미 마음’ 아닐까.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과 어머니들이 그런 ‘어미 마음’ 하나 가져 보자는 마음으로 썼다.”

[구성]

인물 구성에서 선·악이 비교적 선명하게 갈리고 있다. 강필순, 그의 친구 은자, 구례의 원주민 등이 선의 세계를 구성하고 있다면 심이섭과 그의 가족, 그의 친구들은 ‘가난을 선택한 사람들의 모임’ 활동 등 겉으로 드러나는 행태와는 달리 계급적 우월감을 지닌 위선적인 인물들로 악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내용]

가난하고 배운 것이 없는 여자 강필순은 첫 남편에게 버림받은 후 그녀를 ‘불쌍하게 봐 주는’ 의사 남편을 만나서 인생이 좀 피려는 것 같다. 그러나 남편은 그녀로부터 자꾸 멀어진다. 아니, 어찌해 볼 수 없는 벽을 느낀다. 어쩔 수 없이 가난하게만 살아왔던 필순과, 가난하고 무지한 여자와 소박하게 살기로 선택한 심이섭은 부부였지만 조화하기 어려운 두 세계이다.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인물, 지식인 전병순과 그의 남편 김영후도 친절하지만 왠지 마음이 기대지지가 않는다. 그들 역시 시골의 삶을 선택한 사람들이지만 언제든지 떠날 곳이 있는 사람들이었고, 결국 떠난다. 대신 그녀와 함께 웃고 울어 주는 사람은 못나고 힘없는 오은자나 한생 같은 이웃이다.

남편이 떠나고 남은 건 아이들뿐이다. 친구가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두 아이, 여동생과 동거했던 남자가 일방적으로 맡겨 놓고 가버린 아이, 전남편이 두고 간 자식, 그리고 이섭과의 사이에서 난 아이까지 필순은 ‘어미 마음’으로 보듬어 안는다.

[특징]

『수수밭으로 오세요』는 공선옥 문학의 두 줄기를 ‘생태주의적 사유’와 ‘빈곤층의 삶과 세상살이’라고 할 때 하나의 분기점을 이룬다고 할 수 있다. 즉 이 작품은 광주 이야기에서 거둔 성취를 바탕으로 생태주의적 사유와 실천, 계급 간의 입장 차이, 남성·여성 그리고 여성·모성의 미묘한 차이와 갈등 등의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결합되어 있다는 데에서 그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의의와 평가]

신승엽은 “1970~1980년대 민중 문학의 가장 높은 성취인 ‘날것 그대로의’ 생생함, 그것을 1990년대 문학에서는 오직 공선옥의 문학에서밖에 맛볼 수 없다.”라는 평으로 공선옥의 작품 세계를 평한 바 있다. 한편 임규찬은 공선옥 문학의 진전과 변화를 탐색하는 자리에서『수수밭으로 오세요』가 사랑 이야기는 껍데기고 ‘어미’ 강필순을 중심으로 하는 모계적 가족 구성의 이야기야말로 소설의 실제 알맹이였다고 평한다. 두 가지 것이 다 진짜 알맹이여야 했는데 그렇게 되지 못함으로써 뒷이야기의 힘 역시 약해진다는 것이다. 임규찬은 이섭과 이섭을 둘러싼 세계에 대한 비판 일변도의 과도함이 역으로 필순과 필순이 끌어 안은 세계의 단순 일변도의 과도함을 불러 왔다는 한계를 지적한다.

한편 백지연은 모성이란 절대적인 헌신과 희생의 자질만이 아닌 갈등하고 좌절하는 삶의 흡수라는 점에서 힘을 가질 수 있는데, 『수수밭으로 오세요』에서 부각되는 것은 거친 노동과 가난을 다시 끌어안는 억척스러운 모성의 모습일 뿐임에 주목한다. 재혼 가정의 위기와 갈등이라는 상황이 주인공의 경험적 모성의 확인이라는 다소 관습적인 결말로 향한다는 것을 아쉬움으로 지적한 것이다.

요컨대『수수밭으로 오세요』는 중간 계급의 허위의식 따위는 찾아볼 수 없는 노동 계급의 순수함과 ‘어미 마음’으로 대변되는 위대한 모성을 보여줌으로써 현실의 모순을 극복해 보려 했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이 점이 현실의 복잡한 맥락인 ‘깊은 맛’을 상실케 한다는 혐의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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