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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0A010102
지역 서울특별시 구로구 구로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다일

서울디지털산업단지는 크게 1단지와 2단지, 3단지로 나뉘는데, 흔히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의 1단지를 ‘구로디지털단지’라고 하고 금천구 가산동의 2단지와 3단지를 ‘가산디지털단지’라고 부른다. 디지털 1단지는 1시간의 점심시간이면 둘러볼 거리다. 시작은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이다.

구로디지털단지’의 점심 풍경은 볼거리가 많다. 벤처 타워 건물 하나에 수천 명의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지라 특히 사람 구경하기가 좋다. 직장인들의 특성상 점심시간이야말로 식사를 겸해서 산책하기 좋은 시간이다. 바꿔 말하면 유일한 산책 시간이기도 하다. 그러니 식사를 한 후 운동도 하고 바람도 쐬려는 직장인들로 점심시간마다 구로디지털단지는 북적거린다.

[구로디지털단지역 3번 출구 먹자골목을 지나 이마트 구로점으로]

구로디지털단지역 3번 출구를 나오면 음식점이 가득한 골목을 만나게 된다. 여기저기 ‘공단’이란 단어가 들어간 음식점 간판이 많아서 이곳이 옛 구로공단 중심지였음을 짐작하게 한다. 골목을 가로질러 남쪽으로 내려오면 구로디지털단지의 메인 거리가 나온다. 서울에서 시흥을 오가는 시흥대로에서 꺾어져 들어온 길이다.

여기서 서쪽의 남구로역 방향으로는 구로디지털단지의 큼직한 시설들이 늘어섰다. 일단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이마트 구로점이다. 원래 이곳은 공장 지대였지만 인근에 주택들과 새로 들어서는 아파트들 때문에 항상 사람들이 북적인다. 게다가 회사라고 하지만 밤샘 근무가 많은 벤처 기업들이 많아서 이마트 구로점은 의외로 성황이다.

이마트 구로점 건너편엔 서울구로디지털단지우체국이 있고 그 옆으로는 공사가 한창인 호텔이 있다. 구로디지털단지 지역에 회사가 많고 특히 수출과 관련된 업종도 많다 보니 해외 바이어가 올 경우 마땅한 숙소가 없는 게 단점으로 지적됐다. 사람들 사이에 무엇보다 필요한 게 호텔과 주거 단지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런 일이었을 것 같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자리는 구로공단 역사의 탄생지]

이마트 구로점에서 조금 더 서쪽으로 언덕을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있다. 1968년 9월 9일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한국무역박람회가 열렸던 곳이기도 하다. 박람회가 구로공단의 시초가 됐으니 구로공단의 역사는 바로 이곳에서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대형 빌딩으로 재개발되어 많은 업체들이 입주해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을 지나 도착한 사거리는 굵직한 빌딩들이 사방을 둘러싸고 있다. 태평양물산, 에이스 트윈타워 등 한 건물에 2000~3000명의 사람들이 일하고 있는 대형 빌딩들이다.

빌딩들의 1층에는 각종 유행하는 음식점과 카페가 줄지어 있다. 언뜻 보기엔 국내 프랜차이즈는 모두 모여 있는 듯하다. 맥도날드, 할리스커피, 스타벅스 등이 길거리를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조금 과장한다면 마치 명동 한복판을 걷는 느낌이다.

디지털단지의 식당들은 대부분 지하에 위치해 있다. 모든 건물의 지하에는 음식점이 있다고 해도 빈말이 아닐 것이다. 구내식당도 있고 작은 음식점들이 모여 있기도 하다. 회사마다 직원들의 식비를 월말에 계산해 주는 경우도 있어서, 식당과 회사가 외상 거래를 하는 경우도 많다. 야근에 휴일 근무까지 의욕적으로 일하는 벤처 기업들이 많으니 먹는 것에는 후한 편이다.

이마트 구로점에서 걸어온 방향대로 남구로역으로 향하는 양쪽으로는 고층 빌딩들이 숲을 이룬다. 그 중 눈에 들어오는 것이 오른쪽에 서 있는 해피랜드F&C이다. 해피랜드F&C는 아동복 업체로 1996년 구로공단에 입주한 업체다.

당시는 벤처 빌딩이 들어설 것이라고 예정만 되어 있던 시기라 6층의 해피랜드 사옥은 인근에서 가장 멋지고 높은 빌딩이었다. 지금도 직원들은 당시를 기억하며, 동네 사람들이 구경 올 정도였다고 무용담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아파트와 빌라로 이루어진 주거 지역]

해피랜드F&C를 지나면 아파트가 이어진다. 시영아파트를 재개발한 삼성래미안아파트에 이어, 바로 그 앞에는 2000년대 초반까지 공영 주택촌으로 남아 있다가 2006년 재개발을 완료한 두산아파트가 서 있다.

두산아파트 뒤편으로는 빌라들이 촘촘하게 들어섰다.

빌라들은 평균 4층에서 5층 정도 되는데, 골목은 생각보다 좁다. 이곳은 원래 서울시의 재개발 정책에 따라 1960년대 이주해 온 정착민들이 2.5평[8.26㎡] 정도 되는 공영 주택들을 짓고 살았던 곳이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공동 화장실과 공동 수도를 사용하는 불편함 때문에 조금씩 합쳐지고 그 자리에 빌라를 세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루어진 빌라촌이 구로디지털단지의 한 면을 이루고 있다.

빌라와 아파트가 섞인 지역은 남구로역을 끼고 계속된다.

기다란 지하철역 앞뒤로 출입구가 있는 7호선 남구로역2호선 대림역 방향의 1번 출구와 2번 출구에서 가리봉동 방향의 3번 출구와 4번 출구까지 구로디지털단지를 감싸고 있다.

구로동에는 지금도 벌집이 남아 있다. 남구로역 4번 출구 바로 앞, 담배 파는 노점 너머로 보이는 풍경이 바로 벌집촌이다. 지금은 슬레이트 지붕으로 잘 덮여 있지만 그 바로 아래쪽은 아직도 작은 집들이 촘촘하게 붙어 있다. 구로동 주민들에 따르면 마지막 남아 있는 벌집촌이라고 한다.

이제 길을 건너면 가리봉동이다. 구로동가리봉동은 2차로의 좁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그래서 공장 노동자들이 주로 이용했던 벌집촌이 구로동가리봉동에 다 있었지만, 가리봉동에 비해 구로동은 재개발이 많이 진행됐다. 벤처 빌딩도 들어섰고, 아파트도 들어섰다. 그래서 2010년 현재 구로동은 빌딩과 아파트, 빌라가 있는 종합 건축물의 백화점 같은 동네가 되어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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