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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0C010201
지역 서울특별시 구로구 수궁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윤정

와룡산(臥龍山) 은 한자로 용이 누워 있다는 뜻이다. 수궁동을 끌어안은 와룡산 줄기는 서쪽으로 경기도 부천시, 북쪽으로 서울시 양천구, 동쪽으로 구로구 개봉동과 맞닿아 있다. 제일 높은 봉우리는 137.3m다. 이 지점에서 와룡산 줄기는 양 갈래로 나뉘어 궁동을 감싸 안으며 남쪽으로 1800m 가량 뻗어 내려온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병풍처럼 좌우로 펼쳐진 산등성이가 마치 용이 웅크리고 누워 있는 형국이다. 그래서 선조들이 ‘와룡산’이라 이름 붙인 듯하다.

[풍수지리적 명당으로 꼽히는 궁동]

지도를 들고 수궁동으로 향했다. 2004년 개통한 궁골길궁동의 중심부를 남북으로 관통하고 있다.

이 길에 서서 고개를 들면 궁동은 남쪽을 제외하고 산으로 에워싸여 있음을 알 수 있다. 궁동 남쪽 입구에서 양쪽 산 끝 사이의 평지는 동서로 약 400m다. 산줄기의 중간 지점 평지는 동서로 약 1000m다. 간략하게 표현하면 주민들의 말처럼 항아리를 엎어 놓은 듯한 모양이다.

풍수지리가들은 이러한 지형을 ‘금계포란(金鷄抱卵)’형이라 일컫는다. 금계가 알을 품듯 아늑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와룡산의 혈이 되는 곳은 산1~6번지로, 폭 100m, 길이 400m 가량의 언덕이다. 이 언덕의 남쪽 끝 500여 평[약 1653㎡]에는 정선옹주 묘역을 비롯해 안동권씨 가문 묘역이 자리했다.

수궁동 주민자치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권창호[1950년생] 씨는 “안동권씨 문중 묘역을 중심으로 와룡산 동쪽 산등성을 좌청룡(左靑龍)[풍수지리에서, 주산(主山)의 왼쪽에 있다는 뜻으로 ‘청룡’을 이르는 말], 서쪽 산등성을 우백호(右白虎)[풍수지리에서, 주산의 오른쪽에 있다는 뜻으로 ‘백호’를 이르는 말]라 불렀죠.”라고 말한다.

묘역이 끝나는 언덕은 궁동저수지의 서쪽 끝과 만난다. 풍수지리적으로 보면 이 저수지는 배산임수의 조건을 만족시킨다. 그러나 궁골길이 생기면서 900평[2975.21㎡]에 달하던 저수지의 규모는 반 이상 줄어들었다. 현재 저수지의 흔적은 수궁동 생태공원연못에서 살펴볼 수 있다.

[와룡산 자락 고개, 마을을 나누고 이어주다]

온수동궁동은 모두 산으로 둘러싸인 지형 덕에 입구가 완전히 노출되지 않았다. 2004년 궁골길이 완공되고 나서야 마을은 사방으로 길이 생겼다. 와룡산 서쪽 줄기에 자리한 온수동은 언덕과 언덕을 사이에 두고 여러 개의 뜸[한동네 안에서 몇 집씩 따로 모여 있는 구역]으로 마을이 형성되었다. 그 중 온수골은 ‘하늘에서만 보인다’ 하여 ‘천옥(天屋)’이라 불렸다.

제주고씨 문중 선산에 서울온수일반산업단지[일명 온수공단]가 들어서면서 사방으로 둘러싼 산의 형상은 옛 이야기가 됐다.

온수동 새마을금고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고상빈 씨는 “온수골 뒷산은 그냥 와룡산 줄기죠.

하지만 80세 넘는 어르신들은 삭새고개, 도당제고개, 화개고개 등 언덕의 이름을 따로 부르곤 했어요.”라고 말한다. 뜸과 골짜기를 넘는 고개마다 이름들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부천 시민들은 부천과 온수동이 이어지는 언덕을 ‘도당산’이라 부른다. 개봉동에서는 와룡산 동쪽 줄기인 청룡산을 ‘매봉산’이라 부른다.

하나의 산줄기를 서로 다른 마을에서 공유하며 여러 개의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다. 와룡산수궁동을 감싸 천혜의 분지를 만들면서 동시에 다른 마을과의 경계를 만들면서 길을 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정보제공]

  • •  권창호(남, 1950년생, 구로구 수궁동 주민, 수궁동 주민자치위원장)
  • •  고상빈(남, 1962년생, 구로구 수궁동 주민, 온수동 새마을금고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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