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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0C010205
지역 서울특별시 구로구 수궁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윤정

궁동의 맥을 형성한 와룡산 자락은 크게 두 개의 줄기로 나뉜다. 동쪽 자락은 와룡산, 서쪽 자락은 청룡산이다.

궁동의 두 집성촌 가문인 안동권씨전의이씨는 각각 와룡산청룡산 자락에 터를 잡았다.

마을에서는 예부터 안동권씨가 살던 와룡산 아랫마을을 ‘양지말’, 전의이씨가 살던 청룡산 아랫마을을 ‘음지말’이라 불렀다.

옛 지명에서 볼 수 있듯이 와룡산청룡산은 풍수지리적으로도 다른 성격을 띤다고 마을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양지말이 있는 와룡산은 남성적인 기운이, 음지말이 있는 청룡산은 여성적인 기운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와룡산청룡산에 들어선 두 곳의 사찰을 통해 궁동의 풍수지리적 기운을 엿볼 수 있다.

[와룡산에 포근하게 묻힌 원각사]

평일 오후 봄볕이 한적한 골목길을 비췄다. 원각사 가는 길은 궁동생태공원 남쪽 골목길에서 이어진다.

길 왼쪽으로는 연립주택단지가, 길 오른쪽으로는 밭과 비닐하우스가 펼쳐진다. 산을 따라 둥글게 구부러진 길을 따라 올라가니 높이 약 5m의 미륵불상이 눈에 들어온다. 와룡산 중턱에 자리 잡은 원각사다. 원각사는 예부터 ‘절안’이라 불리던 곳에 있었다.

권창호[1950년생] 씨는 “원래 원각사는 지금 자리가 아니라 마을 감자밭 쪽에 있었어요. 오래 전부터 절이 있었다 해서 ‘절안’이라 했죠. 원래 자리에 있던 사찰이 소실되고 나서 지금의 자리에 원각사를 다시 지은 거예요.”라고 설명한다.

원각사는 1940년대부터 작은 불당이 있어 사람들이 오가며 예불을 드렸다. 권창호 씨는 “어렸을 적 원각사는 그냥 기와집이었어요. 당시 원각사 주지 스님이었던 비구니 스님이 저희 집에 놀러 오시기도 했죠.”라고 기억을 더듬는다. “1960년대 법당을 새로 지었는데 그 때 불상을 만들던 모습도 기억나요. 먼저 불상을 조각하고 안에 빈 공간을 시멘트로 채워 나가더라고요. 제가 스무 살 때는 큰 불상 옆에 있는 산신각을 만들었죠.”라고 덧붙인다.

원각사 주지로 있던 보련 스님은 1965년 풍수지리적으로 여성적인 기운을 띠는 청룡산에 비구니 사찰인 관음사를 세웠다.

남성적인 와룡산에는 원각사가, 여성적인 청룡산에는 관음사가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2010년 현재 원각사는 법운 스님이 주지로 있다.

[비구니 손길이 담긴 호젓한 사찰]

관음사궁동청룡산이 만나는 경계에 호젓이 자리하고 있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골목길 덕에 마을 아래에서는 절 입구가 보이지 않지만, 궁동5길을 따라 걷다 보면 청룡산과 맞닿는 길 끝에서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관음사를 만나게 된다.

마을 사람들은 청룡산이 여성적인 기운을 띠고 있어 비구니 도량인 관음사가 자리 잡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관음사가 들어선 궁동 149-3번지 일대는 예부터 불교와 인연이 높은 곳이라고 한다. 청룡산 중턱의 옛 지명 ‘불당골’은 과거 이곳에 절이 있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1965년 창건될 당시 관음사의 전각 규모는 법당 14평[46.28㎡], 요사 15평[49.59㎡]의 아담한 사찰이었다.

관음사가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1990년대로 들어서면서부터이다. 보련 스님의 뒤를 이어 마곡사 육화문중의 문손인 비구니 정욱 스님과 수일 스님이 관음사 살림을 맡았는데, 1980년부터 10여 년간 계속된 기도 정진이 지금의 400여 평[약 1322.31㎡] 부지를 확보할 수 있는 힘이 됐다고 한다.

1998년에는 목조 건축물인 대웅전 36평[119.01㎡]과 요사 174평[575.21㎡]의 대가람이 완성됐다. 3칸 단층 건물인 대웅전의 정교한 단청과 사찰 장식이 청룡산의 풍취와 어우러져 눈부신 풍경을 자아낸다.

대웅전 맞은편에는 높이 3m 가량의 석조미륵대불이 들어서 호젓한 공간을 채운다. 평소 사찰 분위기는 청량한 편이지만 주지로 있는 정욱 스님이 직접 『법하경』 법문을 여는 음력 초하루에는 수십 명의 불자가 모여들어 생기를 되찾는다고 한다.

[정보제공]

  • •  법운(원각사 주지 스님)
  • •  이실상화(원각사 신우회장)
  • •  권창호(남, 1950년생, 구로구 수궁동 주민, 수궁동 주민자치위원장)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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