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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름언덕 수름상회 권이홍 씨 이야기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0C030102
지역 서울특별시 구로구 수궁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윤정

보이지 않는다. 궁동길을 따라 아무리 찾아도 ‘수름상회’는 찾을 수 없다. 젊은 주민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릴 뿐이다. 마을에서 꽤 오래됐다는 철물점 사장 아저씨가 한참 생각을 하더니 “아, 수궁동 노인정까지 쭉 올라가면 마트 하나 보일 거예요. 그게 수름상회예요.”라고 대답해 준다.

[궁동에서 제일 먼저 생긴 마트형 상점]

“여기가 수름상회인가요?” 무작정 상점에 들어가 물었더니 젊은 사장 아저씨가 “네. 수름상회였다가 이름을 바꿨죠.”라고 대답한다. 수름상회 권이홍 사장을 찾았더니 대뜸 전화를 걸어 “아버지, 손님 오셨어요. 잠깐 와 보셔요.”라고 한다. 그리고 얼마 후 바로 옆 건물인 노인정에서 권이홍[1931년생] 씨는 서너 명의 어르신들과 함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권이홍 씨는 “다른 곳에 살다가 열 살 무렵 마을로 들어왔어. 여기가 안동권씨 마을이니까. 열여덟 살에 6·25사변이 나서 학도병으로 전쟁에도 나갔다 왔지.”라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젊었을 때는 방황도 많이 했어. 그러다가 부천에 직장을 잡고 한참 일도 하고. 내 사업도 하고. 그러다가 1980년대 초반에 수름상회를 연 거야.”

이때 옆에서 듣던 이재희[1928년생] 씨가 이야기를 건네받는다. “우리 어렸을 때는 전의이씨, 안동권씨 마을이었지. 새마을 운동 하면서 여기 길이 나고 오류천도 복개하고. 궁동 노인정 건물을 지으면서 그때쯤 수름상회가 생겼던 걸로 기억해. 정확히 1983년.”

그러면서 이재희 씨는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1983년 구로구에서 30평[99.17㎡], 전의이씨 문중 땅에서 50평[165.29㎡]을 내 궁동 노인정 건물을 지었다.

당시만 해도 마을 주민들은 서로 단합이 잘 됐다. 이재희 씨는 “원래 노인정 건물에 공판장을 내려고 했어. 당시만 해도 마을 어귀에 있는 구멍가게 빼고는 버젓한 상회가 없었거든. 그런데 권이홍 씨가 수름상회를 연다고 해서 공판장을 열지 않았지. 한 마을에 큰 상점이 두 개나 있을 필요는 없잖아.”라고 말한다.

[다음 세대가 물려받은 해바라기마트]

권이홍 씨는 “여기가 수운(水雲)이라 불렸는데 사람들이 편하게 부른다고 수룬, 수름 그렇게 부른 거야. 또 어떤 사람들은 논에 물이 솟는 수렁이 많다 해서 수름언덕이라고도 하고. 그래서 가게에 그 이름을 따다 붙인 거지.”라고 설명한다. 권이홍 씨는 수름상회를 운영하면서 외지에서 개인 사업도 병행했다. “상회를 운영하는 것 이외에도 여기저기에서 내 사업을 계속했어. 서울시에서 자연보호협의회위원 활동도 했고. 몇 해 전 은퇴하고 아들에게 마트 운영을 넘겨줬지.”

이제 수궁동에는 중소형 마트와 편의점 5~6곳이 생겨났다. 수름상회도 옛 간판을 떼고 ‘해바라기마트’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다음 세대를 열고 있다.

[정보제공]

  • •  이재희(남, 1928년생, 구로구 수궁동 주민)
  • •  권이홍(남, 1931년생, 구로구 수궁동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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