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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0C030203
지역 서울특별시 구로구 수궁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윤정

1360년대 궁동 일대에 처음으로 집성촌을 형성한 전의이씨 가문.

그 후 200여 년 뒤 궁동에 정착한 안동권씨 가문은 궁동의 대표 가문으로 마을을 형성했다. 그러나 이미 부천 일대에는 부평이씨 가문이 터를 잡고 살고 있었다.

[궁동 90년, 손수 지은 한옥에서 60년]

수궁동에서 90여 년을 살아온 이혁진[1906년생] 씨는 부평이씨 13세손이다. 이혁진 씨는 경기도 오산에서 거주하다가 아홉 살 때 가족을 따라 문중이 모여 있는 오류동으로 이사를 왔다.

이혁진 씨 가족은 그 뒤 자연스레 궁동에 터를 잡게 됐다. “아버지가 와룡산 자락에 넓게 퍼진 논에서 농사를 지으셨지. 나는 부천소사보통학교에 4년, 영등포에 있는 일본인 학교인 심상소학교에 2년 다녔어.”라며 이혁진 씨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1949년 이혁진 씨가 전국에서 좋다는 목재를 구해 지은 한옥은 6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운치 있게 서 있다. 아궁이와 장독이 있는 지금 살고 있는 집은 30년 전 한옥 옆에 새롭게 지은 건물이다. 이혁진 씨는 “6·25전쟁이 나기 전에 이 한옥을 지었어. 피난을 다녀왔는데도 거의 피해가 없었지. 먹을 것을 여기저기 숨겨 두고 갔는데 일부는 군인들이 찾아서 먹었고 일부는 못 찾았더라고. 그 식량으로 전쟁을 난 거야.”라고 말했다.

[400년을 간직해 온 문중 고서적]

옛 것을 소중히 여기는 이혁진 씨는 문중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고서적 5~6권을 소장하고 있다. 중국과 한국의 장례법을 정리한 고서적부터 부평이씨 선조들이 주고받았던 서신을 묶은 책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이혁진 씨는 “선조들에게 물려받은 건 소중히 간직하고 있어요. 6·25 피난 갈 때도 고서적이 훼손될까 봐 이곳저곳에 숨기고 갔어요. 몇 개는 없어졌지만 다행히 몇 개는 남았어요.”라고 말한다.

이혁진 씨는 1980년대부터 자서전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신문에서 주요 사건을 스크랩해 시대별로 정리한 책까지 합치면 30여 권에 달한다. 그뿐이 아니다. 70세부터 시작한 수묵화는 10년 독학으로 전문가 수준에 올랐다. 이혁진 씨는 “사람으로 태어나서 무언가를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23년 동안 개인사는 물론 시대별 주요 사건을 정리한 거죠. 수묵화도 같은 마음에서 시작했고요.”라고 말한다.

이혁진 씨의 아들 이기홍[1938년생] 씨도 아버지의 정신을 이어받았다. 옛날에 쓰던 등잔, 맷돌, 항아리 등 어느 것 하나 쉽게 버리지 못했다. “한옥에서 쓰던 물건은 하나도 버리지 않았어요. 소중히 모아서 후손에게 보여 줘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이기홍 씨는 오류동수궁동 일대 조합원들이 모인 경서농업협동조합에서 조합장직을 20년 동안 맡았다. 2010년 은퇴를 앞두고 경서농업협동조합 건물에 박물관을 만들었다. “은퇴하기 전에 정성껏 모은 옛 물건을 의미 있게 쓰고 싶었죠. 경서농협에 가면 100여 점의 옛 물건들이 잘 정리돼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정보제공]

  • •  이혁진(남, 1906년생, 구로구 수궁동 주민)
  • •  이기홍(남, 1938년생, 구로구 수궁동 주민, 전 경서농업협동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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