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8013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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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宗婦- |
분야 | 구비전승·언어·문학/구비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북도 청송군 |
집필자 | 권미숙 |
수록|간행 시기/일시 | 1990년 - 「종부가 발길 돌린 돌고개」 『청송군지』에 수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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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지명 | 돌고개 - 경상북도 청송군 현서면 두현리 |
성격 | 전설|풍습 |
주요 등장 인물 | 현씨 집안 종부|불씨 |
모티프 유형 | 불씨를 지키기 위한 종부의 노력 |
[정의]
경상북도 청송군 현서면 두현리에 있는 돌고개에 관련해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현씨(玄氏) 가문의 종부(宗婦)가 자신의 실수로 불씨가 꺼지게 되자 두려워서 무작정 집을 나와서 가다가 고갯마루에 이르러 잠시 내려다보는 중 자신의 집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그 당시 불씨는 가문의 성쇠와 자손의 번영을 상징하는 아주 중요한 것이어서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하는 것이었다.
[채록/수집 상황]
1990년 6월 30일 군지편찬위원회에서 편집하고 청송군에서 발행한 『청송군지』의 704~705쪽에 내용이 수록되어 있는데, 채록 경위는 확인되지 않는다.
[내용]
청송읍 현서면 두현리에서 천천2리로 넘어가는 길에 돌고개라는 고개가 있는데, 여기에 한 여인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어느 가을철 한 여인이 무엇에 쫓기는 듯 허둥대면서 이 고개를 넘고 있었는데, 그 여인은 두현리에 살고 있는 현씨 가문의 종부였다. 이 여인은 양갓집 규수로 태어나서 나이 18세 때 현씨 가문의 종부가 되었다. 종부가 된 그녀는 시가(媤家)의 어른들을 지극하게 봉양했을 뿐만 아니라 아랫사람들도 잘 거느려 시댁에서 행하는 모든 일을 현명하게 처리했다. 그래서 집안 대소가(大小家)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의 칭송도 자자했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익힌 삼종지도(三從之道)에 따라 지아비의 명도 거스르지 않았으므로 부부간의 금슬도 아주 좋았다. 그러던 어느 가을 중추절을 맞을 준비로 온종일 일에 시달리던 그녀는 손질 중이던 남편의 두루마기 동정을 마저 달기 위해 방에 잠시 들어왔다가 너무 피곤하여 바늘을 잡은 채 그만 잠이 들고 말았다. 그녀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벌써 새벽이었다. 깜짝 놀라 일어난 종부는 부엌으로 달려가 아궁이를 뒤져 보았지만 불은 이미 꺼지고 말았다.
옛날에 집안의 불씨는 가문의 흥망성쇠와 자손의 번영을 상징하는 수호신과 같은 존재라고 믿었다. 그래서 언제나 불이 꺼지지 않고 불씨가 살아 있도록 정성을 다하여 보살펴야 했다. 종부의 얼굴은 사색이 되었다. 그러나 이웃집에 가서 불씨를 빌릴 수도 없었다. 그녀는 그 실수와 죄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해졌다. 그녀는 윗저고리를 벗어서 부엌 아궁이에 덮어놓고는 날이 이미 밝아오는 새벽에 무작정 산길을 달렸다.
고갯마루에 올라선 그녀는 오랫동안 정이 들었던 시가와 마을을 잠시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때 멀리 시가 굴뚝에서 가물거리던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것이 보였다. 여인은 자기 눈을 의심하며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자세히 보았다. 굴뚝에서는 여전히 실 같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여인은 벅찬 감격과 기쁨으로 가슴이 미어질 것만 같았다. 그녀는 피곤함도 잊고 시가를 향하여 내리막길을 달려갔다. 시가에 당도한 그녀는 황급히 부엌으로 달려가서 덮어 두었던 저고리를 헤쳐 보았다. 신기하게도 명주 고름에 불씨가 점화되어서 불이 살고 있었다. 그녀는 기쁜 감정이 북받쳐 부엌 아궁이를 안고 엉엉 울어 버렸다.
그때 여인이 올라갔다가 다시 발길을 돌리게 된 그 고개를 일컬어 ‘돌고개’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종부는 가문을 위해서 반드시 불씨를 지켜야 한다. 불씨가 꺼지는 것은 곧 그 집안이 망하는 것이고, 타인에게 불씨를 빌려 주는 것은 자기 집안의 운을 나누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이야기는 가까운 이웃에게도 불씨를 나누어 주지 않았던 풍습을 말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