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9018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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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積善-治病-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전라북도 순창군 쌍치면 학선리 |
시대 | 조선/조선 후기 |
집필자 | 박정미 |
수록|간행 시기/일시 | 2002년 12월 - 「적선으로 치병하고 죽어서 다시 태어난 사람」 『순창의 구전 설화』상에 수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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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지명 | 굴치 - 전라북도 순창군 쌍치면 학선리 |
성격 | 적선담|인물담 |
주요 등장 인물 | 박잉걸|도인 |
모티프 유형 | 적선으로 치병한 사람|환생 |
[정의]
전라북도 순창군 쌍치면 학선리에서 적선으로 병을 고치고 환생한 박잉걸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적선으로 치병하고 죽어서 다시 태어난 사람」은 순창과 정읍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굴치의 바위에 새겨진 초상화와 수도비(修道碑)에 얽힌 박잉걸(朴仍傑)이라는 사람에 대한 적선담(積善談)이자 인물담이다. 만석 거부 박잉걸은 적선을 하여 병을 치료하는 효험을 얻었고, 그 공은 후세에 전해졌을 뿐만 아니라 환생까지 하는 기적을 이루었다. 적선은 예로부터 사람들이 쌓아야 할 미덕으로 여겨져 왔고, 적선을 한 사람은 복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통해 적선을 사람이 살아가면서 행해야 할 덕목으로 자연스럽게 인식시켰다.
[채록/수집 상황]
2002년 12월 양상화가 엮어 순창 문화원에서 간행한 『순창의 구전 설화』상의 187쪽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굴치는 호남정맥이 순창군과 정읍시를 갈라놓은 경계에 있는 재이다. 이 재는 순창과 정읍을 오가는 길로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는 길이었다. 이 고갯길에는 치마 바위라는 커다란 바위 두 개가 서 있고, 그 바위 앞에 거의 같은 크기의 바위가 서 있는데, 여기에 사람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고 그 밑으로 '수도비'라는 비명(碑銘)을 가진 비석이 하나 서 있다. 여기에 연유된 이야기이다.
조선 후기 숙종 시절 태인현 백암리[현재 정읍시]에 살던 박잉걸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이곳에서 태어나 열심히 노력하여 큰 부자가 되었다. 부족한 것 없고 걱정할 것 없이 행복한 생활을 하던 중 그는 뜻하지 않은 병을 얻게 되었다. 피부에 비늘 같은 것이 생겨 온몸에 퍼져 가려워서 잠을 이룰 수 없게 되었고, 결국 피골이 상접하여 죽을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가솔들은 박잉걸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백방으로 의원을 찾아 치료하였으나 백약이 무효였다.
박잉걸은 생각다 못해 정읍에 살고 있는 작은아들이나 만나 보고 죽어야겠다고 생각하고는 말을 타고 길을 나섰다. 작은아들은 정읍의 산내면 매죽리에 살았는데, 이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굴치를 넘어야 했다. 말을 타고 굴치를 넘어가다가 고갯마루에서 잠시 쉬던 중에 그는 시종도 없이 홀로 재를 넘어오는 한 백발노인을 만났다. 이 노인은 멀리서 보기에도 선풍도골의 신선 같은 기운이 느껴졌다. 박잉걸은 저 노인이 혹시 도를 깨우친 도인이 아닐까 생각하였다.
그런데 재를 넘던 노인이 박잉걸을 빤히 바라보더니 "대감, 신액을 너무 걱정하지 말고 적선을 하시오."라고 말하였다. 박잉걸은 절을 하며 "비법이 있으면 가르쳐 주시겠습니까?" 하였다. 그러자 노인은 "우선 많은 사람이 다니는 이 길을 닦으시오. 그러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오." 하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고갯길 너머로 사라져버렸다.
박잉걸은 노인의 말씀이 산신령의 말씀이라 믿고 오던 길을 되돌아가서 가솔들을 데리고 와 굴치의 고갯길을 버선발로 걸어가도 흙이 묻지 않을 정도로 납작한 돌로 깔았다. 또한 고갯마루에 움막을 지어 신발과 옷을 마련해 놓고 신발이 떨어진 사람은 신을 갈아 신고 가고, 옷이 헤진 사람은 옷을 갈아입고 가도록 하였다.
이 외에도 많은 적선을 베풀었고, 정유재란 때 불 타 소실된 설탄사를 복원하였으며, 태인 고을 곳곳에 많은 덕을 베풀었다. 그와 같은 적선의 은덕이었는지 박잉걸의 피부병은 말끔히 완치되어 90세까지 장수하였다. 나라에서는 박잉걸에게 가선대부 동지중추부사(嘉善大夫同知中樞府事)라는 종2품의 직을 제수하였다. 태인현 사람들과 순창군 사람들은 굴치에 있는 커다란 바위에 초상화를 새기고 수도비를 새겨 박잉걸의 공을 기렸다.
기이한 일은 박잉걸이 죽은 해에 중국 청나라 고종이 태자를 낳았는데 6개월 동안이나 왼손을 펴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강제로 펴고 보니 손바닥에 "조선국 태인 박인걸 환생"이라 쓰여 있어 청나라 사신들이 태인현까지 와서 확인을 하고 돌아갔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적선으로 치병하고 죽어서 다시 태어난 사람」의 주요 모티프는 '적선으로 치병한 사람', '환생' 등이다. 병을 얻어 죽을 지경에 이른 사람이 적선을 하여 병을 치유하였다는 이야기는 전국적으로 분포하는 광포 전설이다. '적선으로 치병한 사람'의 모티프 속에는 불교의 인과응보적 사상도 포함되어 있다. 박잉걸이 죽어서 다시 사람으로 환생하였다는 것도 불교의 윤회 사상을 반영한 모티프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