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서울특별시 구로구에서 옛날부터 구전되어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설화는 줄거리를 가진 이야기 형태의 민간 서사를 가리키는 말로, 통상 그 갈래를 신화, 전설, 민담으로 삼분하고 있다. 신화는 신성에 관한 이야기이고, 설화는 증거물을 근거로 진실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이야기이며, 민담은 흥미를 추구하는 이야기이다. 이 중에서 구로구의 지역적 특성을 담고 있는 것은 단연 설화가라 할 수 있다. ‘구로동’이라는 동명의 유래는 옛날 이 마을에 노인 아홉 사람이 오랫동안 살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우리 민족은 오복 중에서도 수(壽)를 최고의 복으로 여겼을 만큼 구로구의 명칭에서 고장에 대한 민중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현재, 혹은 과거의 구로구를 배경으로 한 다양한 풍수담, 인물담, 유래담 등의 설화는 증거물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어디까지나 사실이 아닌 ‘사실적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설화는 사실 여부보다는 문학적 흥미와 교훈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설화의 유형]

1. 설명적 설화: 자연물과 지명에 대한 유래담

고장의 자연물과 지명에 대한 유래를 밝히는 설화는 마을 사람들에게 고장에 대한 자긍심과 정서적 일체감을 심어주는 기능이 있다. 주민들은 자기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이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사물들이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가 하는 것을 설명할 목적으로 만들어 낸 것이 설명적 설화이다. 이러한 설명적 설화는 지리상의 특징, 자연현상, 특이한 습관, 어느 지역의 동·식물의 특이한 형상, 산이나 바위의 생김새 등을 소박한 지식으로 설명한다. 구로 지역에는 「굴렁바위 설화」, 「흙뿌리 우물에 얽힌 설화」, 「계란바위의 설화」, 「생금집 설화」, 「포동에 얽힌 설화」, 「군자봉에 얽힌 설화」, 「장바위 설화」, 「피흘리개 설화」, 「마산에 얽힌 설화」, 「노루우물 설화」, 「온수골의 온천유래 설화」, 「웬수물 설화」 등의 설명적 설화 등이 있다.

2. 역사적 설화: 역사적 사실로부터 성립·성장

역사적 설화는 대부분의 설화가 여기에 포괄될 수 있는 것으로, 어떤 역사적 사실로부터 성립하고 성장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역사적 사건에 대한 기초적 지식을 가진 사람이 그 사건의 설명으로서 이야기하고, 그것이 민중의 기억이나 지식에 결합되어 생기는 것이다. 지방적·국가적 영웅이 등장하기도 하며, 무명 인물도 대단히 많다. 구로 지역에는 「하연과 홰나무 설화」, 「유잠 묘에 얽힌 설화」, 「장유와 담배에 얽힌 설화」, 「천왕동 하정승 설화」 등의 역사적 설화가 있다.

[설화에 나타난 민중의 세계관]

평생에 걸쳐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가혹한 노동에만 일생을 바쳐야 했던 하층민들이 갈등과 분열을 조종하며 공동체 안에서 윤리적 삶을 살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마을 곳곳에 널려 있는 이야기에서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나무, 바위, 우물, 집 등등에 담겨 있는 생생한 이야기들을 어려서부터 듣고 자라면서 자연스레 선과 악을 배우고, 그들의 고단한 삶을 위로하며 희망을 꿈꾸었다.

자연물과 지명의 유래담, 풍수담 등에서 빈번히 드러나는 모티프는 ‘강자의 몰락’과 ‘약자의 승리’이다. 강자는 대개 탐욕스러운 부자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장애인을 박해하는 마을 사람들[「온수동의 온천유래에 관한 전설」], 자식에게 강압적인 어머니[「마산에 얽힌 이야기」], 분수를 지키지 못하고 탐욕을 부리는 시집간 딸[「생금집 설화」] 등이 등장하기도 한다. 약자는 욕심 많은 부자에게 착취당하는 종이나 마을 주민, 혹은 분수를 지키며 열심히 사는 서민[「생금집 설화」]일 경우가 많다.

이러한 패자 중심의 시선은 설화 향유층이 대개 하층민들이었으며, 그들이 ‘약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를 강하게 소망했기 때문이다. 요컨대 설화에서 중요시하는 덕목 중 하나는 이웃과 나누며 살아가는 공생적 가치관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