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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0C010101
지역 서울특별시 구로구 수궁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윤정

수궁동궁동온수동을 합친 행정동이다. 1980년대 빌라 단지가 들어서기 전까지 두 마을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먼저 안동권씨전의이씨가 집성촌을 이루고 살았던 궁동의 옛 모습을 떠올려 본다.

정선옹주의 궁이 있었다 하여 ‘궁골’로 불리던 마을에는 여러 개의 뜸[한동네 안에 몇 집씩 따로 모여 있는 구역]이 형성돼 있었다.

1915년부터 궁동에서 터전을 일궈 온 이혁진[1906년생] 씨는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밭과 길을 사이에 두고 가옥이 5~6채씩 모여 있었지. 양지말, 음지말, 불당골 등 이름도 다 있었고…….”라고 말한다.

2000년대 궁골길궁동터널, 작동터널이 생기면서 궁동의 지형은 예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돼 버렸다.

이에 수궁동 주민자치위원회는 마을의 원래 모습을 기억하고자 옛 지명을 표기한 그림 지도를 제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마을 버스길이 된 오류천 복개 도로를 따라]

그렇다면 그림 지도로 되살아날 옛 궁동은 어떤 모습일까. 마을길을 따라 발맘발맘 걸음을 옮겨 본다. 궁동 입구는 온수역에서 약 1.5㎞ 떨어진 곳에서 시작된다. 온수역 8번 출구에서 나와 오류고가차도 방향으로 약 1.5㎞를 걸어와야 한다.

우남푸르미아파트와 오류고가차도 밑을 지나 궁동의원이 보이는 골목에 다다른다. 궁동 입구다. 마을버스 6613번이 다니는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걷기 시작한다. 옛 오류천을 복개한 도로다.

궁동의 뜸은 옛 오류천을 따라 드문드문 자리했었다. 지금은 오류천 물길 그대로 마을버스 길이 됐다.

수궁동 새마을금고가 보이는 골목에 접어든다. 궁동종합사회복지관까지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넓었던 길은 어느새 좁은 골목으로 변해 간다.

번성교회 앞 골목 다보사로 들어가는 팻말 앞쪽이 옛날 ‘장승거리’다.

S자로 흐르던 오류천 물길이 이쯤에서 좁아졌는지 길 또한 좁아진다. 권창호[1950년생] 씨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오류천을 따라 난 길이 주요 도로였어요. 장승이 서 있던 이곳을 지나다 보면 문중 어르신을 꼭 만나게 돼 인사를 드려야 했죠.”라고 말했다.

장승거리를 지나 궁동종합사회복지관이 보이는 곳까지 걷는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관음사 가는 길이 보인다. 관음사가 자리 잡은 청룡산 자락의 북쪽은 예부터 절이 있었다 하여 ‘불당골’이라 불렸다.

[집성촌이 살던 곳, 양지말과 음지말]

오류천 복개 도로인 궁동길을 걷다 보면 빌라 속에서 단층 한옥을 볼 수 있다. 50~200년 된 한옥 서너 채가 궁동에 여전히 남았다. 1360년부터 청룡산 자락 아래 터를 잡고 살던 전의이씨 집성촌이었기 때문이다.

와룡산 자락에 자리 잡은 안동권씨 마을 ‘양지말’과 대조적으로 전의이씨 마을은 ‘음지말’이라 불렸다.

음지말이 위치한 청룡산에는 전의이씨 문중 묘가 현재도 잘 관리되고 있다.

음지말에서 산을 넘어 양천구 신정3동으로 넘어가는 고개는 수렁고개 또는 수룬고개라고 불렸다. 조선 태조 이성계가 개국 일등 공신인 양경공 정희계에게 내린 사패 땅 20만 평[0.66㎢]이 있다 하여 ‘댓골’이라고도 한다. 댓골은 큰골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북쪽으로 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주)손오공 건물이 보인다. 건물 쪽으로 방향을 틀어 나오면 궁골길이 모습을 드러낸다. 옛 궁골저수지와 논, 밭이 있던 자리다. 길을 건너 궁동생태공원으로 향한다. 이 일대 서서울생활과학고등학교 자리가 바로 정선옹주 궁이 있던 ‘궁골’이다. 현재는 표지석으로만 옛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궁동생태공원 서북쪽에는 정선옹주 묘역안동권씨 문중 묘가 자리하고 있다. 2010년 9월 구로구는 정선옹주 묘역안동권씨 가문의 신도비 등을 역사 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하기 위해 안내판을 설치했다. 이곳을 중심으로 와룡산 아랫자락은 ‘양지말’이라 불렸다. 이 일대 서쪽 골짜기의 옛 지명은 ‘배밀’이다. 골짜기에 일군 논, 밭 모양이 뱀 같아서 혹은 뱀이 자주 보여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배밀을 따라 산을 올라가면 원각사가 보인다. 예부터 와룡산 자락 절이 있던 터를 ‘절안’이라 불렀다.

양지말에서 북쪽으로 와룡산을 넘으면 부천시 여월동으로 갈 수 있다. 옛 사람들은 이 고개를 ‘성짓골’이라 불렀다. 양지말은 남쪽으로는 온수동과 이어진다. 와룡산 남쪽 ‘갈매’와 ‘삭새고개’가 온수동궁동을 잇는 옛 고개다.

[정보제공]

  • •  이혁진(남, 1906년생, 구로구 수궁동 주민)
  • •  권창호(남, 1950년생, 구로구 수궁동 주민, 수궁동 주민자치위원장)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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