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5000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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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지리/인문 지리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
지역 | 경상북도 청도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강래업 |
해당 지역 소재지 | 남산 - 경상북도 청도군 각남면 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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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지역 소재지 | 용각산 - 경상북도 청도군 청도읍 덕암리와 내리 경계 |
해당 지역 소재지 | 낙대 폭포 - 경상북도 청도군 화양읍 범곡리 |
해당 지역 소재지 | 공암풍벽 -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 공암리 |
해당 지역 소재지 | 유천 - 경상북도 청도군 청도읍 유호리 |
해당 지역 소재지 | 유등 연지 - 경상북도 청도군 화양읍 유등리 |
해당 지역 소재지 | 자계제월 - 경상북도 청도군 이서면 서원리 |
해당 지역 소재지 | 운문효종 -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 |
[기록에서 본 청도 팔경]
청도 팔경(淸道 八景) 에 관한 내용은 2009년 제작된 『청도 문헌고』 권2 형승에 처음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전 기록에서 청도 팔경에 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아, 일제 강점기 이후 다른 지역의 영향을 받아 청도의 대표되는 아름다운 풍경을 모아 이름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청도 문헌고』에는 연호(蓮湖) 이원기(李元基)와 계양(溪陽) 김창우(金昌宇)가 청도의 과거 지명이었던 오산을 사용하여 ‘오산 팔경’이라는 이름으로 청도 팔경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시를 지어 기록하고 있다.
1. 연호 이원기의 오산 팔경
1) 오산조일(鼇山朝日)
조휘횡선육오산(朝暉橫亙六鼇山)
홍색령롱수수간(紅色玲瓏樹樹間)
아욕기관회수기(我欲奇觀回首起)
음애초서태양환(陰崖初曙太陽還)
2) 용각모우(龍角暮雨)
흘립고첨사기룡(屹立高尖似起龍)
모함운우벽천중(暮含雲雨碧千重
의란욕사난모처(倚欄欲寫難摹處)
위우위운불변봉(爲雨爲雲不辨峰)
3) 낙대약폭(落臺藥瀑)
요간폭포괘산대(遙看瀑布掛山臺)
의시은하벽락래(疑是銀河碧落來)
옥설연공번락지(玉雪連空翻落地)
인다목욕동문개(人多沐浴洞門開)
4) 공암풍벽(孔巖楓壁)
석문남탁유공암(石門南坼有孔巖)
풍엽청황벽낙참(楓葉靑黃碧落巉)
만안연하명승지(滿眼煙霞名勝地)
기시유자로첨진(幾時遊子露沾袗)
5) 유천어화(楡川漁火)
십리평사유하천(十里平沙楡下川)
송명야설기한연(松明夜爇起寒煙)
통중역유청한취(筒中亦有淸閒趣)
취숙어량월일변(醉宿漁梁月一邊)
6) 유호연화(柳湖蓮花)
만병하화정하호(萬柄荷花亭下湖)
분학사사진도(分學士寫眞圖)
천추태을만재정(千秋太乙滿載艇)
내거중류대월호(來去中流帶月呼)
7) 자계제월(紫溪霽月)
추천제월만청계(秋天霽月滿淸溪)
광감선현왕적미(曠感先賢往迹迷)
애간명휘면불취(愛看明輝眠不就)
의희영자하산서(依俙影子下山西)
8) 운문효종(雲門曉鍾)
백운심처유운문(白雲深處有雲門)
노납무수좌야혼(老衲無愁坐夜昏)
산조서림종시향(山鳥棲林鍾始響)
천화편편낙무흔(天花片片落無痕)
2. 계양 김창우의 오산 팔경
1) 오산조일(鼇山朝日)
금오신수벽위산(金鼇神髓碧爲山)
은약부운담애간(隱約浮雲淡靄間)
제후아아진면호(霽後峨峨眞面好)
부상홍채서오환(扶桑紅彩瑞烏還)
2) 용각모우(龍角暮雨)
산출완연각자용(山出蜿蜒角者龍)
허운위기취중중(噓雲爲氣翠重重)
한천일석능흥우(旱天日夕能興雨)
혜택오주제일봉(惠澤吾州第一峰)
3) 낙대약폭(落臺藥瀑)
선악부천형출대(仙嶽浮天逈出臺)
석간은유분홍래(石間銀溜噴虹來)
경표렬사영지수(傾瓢冽似靈芝水)
총설다년병폐개(總說多年病肺開)
4) 공암풍벽(孔巖楓壁)
만목풍림출일암(萬木楓林出一巖)
학소위벽주소참(鶴巢危壁拄霄巉)
휴공좌도사양만(休筇坐到斜陽晩)
홍수전사야객삼(紅袖全奢野客衫)
5) 유천어화(楡川漁火)
양안노화십리천(兩岸蘆花十里川)
어등요예녹사연(漁燈搖曳綠簑煙)
시시축몰정주수(時時逐沒汀洲樹)
수숙사금재일변(睡熟沙禽在一邊)
6) 유호연화(柳湖蓮花)
군자정전일감호(君子亭前一鑑湖)
십분홍우구분도(十分紅藕九分圖)
한소재주고봉과(閒宵載酒孤蓬過)
태을진인월저호(太乙眞人月底呼)
7) 자계제월(紫溪霽月)
당년보감월생계(當年寶鑑月生溪)
내배하수로경미(來輩何須路更迷)
벽행유황소영외(碧杏幽篁疎影外)
어항야창과교서(漁航野唱過橋西)
8) 운문효종(雲門曉鍾)
산취공몽수엄문(山翠涳濛樹掩門)
신종일저락잔혼(晨鍾一杵落殘昏)
화변석구종종수(花邊石臼淙淙水)
음록유유과거흔(飮鹿猶留過去痕)
시의 내용에는 조금 차이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청도 팔경의 순서와 대상에 대해서는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지은이에 따라 팔경의 순서나 대상이 다른 경우를 보이지만, 청도 팔경은 대상과 순서가 문헌에서 모두 동일하게 기록되어 있다.
[제1경 오산조일(鼇山朝日) : 희망과 용기를 이야기하다]
오산은 청도 지역의 과거 지명이자 청도군의 진산인 ‘남산’의 옛 지명이기도 하다. ‘오산조일’은 한자를 그대로 풀이하면 오산에서 뜨는 아침 햇빛이다. 이는 수려한 청도의 주산인 남산에 날이 새어 아침 햇빛을 받은 봉우리와 아침 안개 자욱한 산기슭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며, 아침 햇살은 청도 군민의 희망과 용기를 돋우어 주는 경치라고 할 수 있다. 오산은 그 형상이 높이 솟아 웅장함을 자랑하며, 청도군의 강인한 기질과 연결된다. 또한 아침 햇살은 늘 희망찬 새해를 뜻한다.
남산의 산봉우리와 골짜기에 해가 떠오르는 심오한 선경은 청도군의 희망과 용기를 대표하는 경치이자 청도 팔경의 제1경으로 손색이 없다. 오산조일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조금 부지런해야 한다. 해가 떠오르기 전 남산의 정상을 찾아 팔조령을 바라보고 있을 때 운해 사이로 해가 떠오르는 것을 바라볼 수 있으며, 경치가 가장 좋을 때는 가을이다.
[제2경 용각모우(龍角暮雨) : 용의 승천하는 기운을 받다]
제2경 ‘용각모우’는 청도군 청도읍 덕암리와 내리, 안인리에 걸쳐 위치한 용각산 정상의 형상을 말한다. 용각산은 일찍이 경산과 청도의 경계를 이루는 곳으로 가랑비가 내리는 해질 저녁 구름을 뚫고 용이 산을 오르는 형상이라고 하여 ‘용각모우’라 불리었다. 용의 뿔과 같이 생겼다고 하는 용각산의 정상은 용이 산을 오르는 전설과 함께 용과 관련된 다양한 지명들이 존재한다. 용각산 정상에서 아래로 약 100m 정도 내려오면 용이 물을 마셨다고 하는 용샘이 있고, 용샘 옆에는 장군이 말을 쉬게 한 흔적이 있다고 하는 장군 바위, 그리고 옆 산기슭에는 용이 승천하였다고 전해지는 터가 남아 있다. 용샘 부근에는 내리에서 음력 정월 3일 동제를 올리는 동제당이 위치한다.
[제3경 낙대약포(落臺藥瀑) : 약수가 떨어지다]
일명 ‘낙대 폭포, 약수 폭포’라 불리는 화양읍 범곡리에 위치한 ‘낙대약포’는 청도 제3경에 해당된다. 남산 계곡 올라가는 중턱에 위치한 낙대 폭포는 높이 30m로 주변 기암괴석과 함께 여름과 겨울 각각 다른 모양으로 그 위엄을 자랑한다. 청도 초등학교 뒤쪽 남산 등산로에 자리한 낙대 폭포는 주변으로 울창한 나무들이 만든 그늘과 함께 곳곳에 물이 흘러내려 여름이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피서지 중 하나이다. 특히 낙대 폭포의 물은 신경통과 땀띠에 효험이 있다고 하여 약수 폭포로도 알려져 있다. 낙대 폭포에 이르는 길은 화강석과 나무 펜스 등으로 잘 조성되어 있으며, 주변을 평평하게 만들어서 사람들의 접근을 용이하게 하고 있다. 또한 주변에는 청도군 안내 지도와 낙대 폭포에 대한 안내문이 위치한다.
[제4경 공암풍벽(孔巖楓壁) : 신선이 머물던 곳]
공암풍벽은 사계절에 따라 운문천의 맑은 물과 조화로운 절경을 이루는 절벽을 말한다. 1985년에 운문댐이 조성되어 현재는 바라볼 수밖에 없는 절경이 되었지만, 과거 대천리에서 경주로 가는 도로 옆에 위치하였다. 그 높이가 100여 척[약 30m]으로 병풍처럼 주변을 둘러싼다고 하여 ‘공암풍벽’이라 이름이 붙여졌다. 공암풍벽 아래로는 동창천의 물이 절벽을 휘감아 돌고, 그 울창한 수림 사이에는 용혈(龍穴), 학소대(鶴巢臺), 석문(石門) 등이 자리 잡아 봄에는 꽃향기에 취하고, 여름엔 녹음 우거진 맑은 물에 더위를 잊고, 가을에는 온 산이 단풍으로 불타고, 겨울에는 흰 눈 쌓인 절벽에 매달린 수정 고드름이 저녁 햇살에 반짝이는 절경에 나그네들의 넋을 잃게 하였다. 앞 냇가의 맑은 물은 곡천대(曲川臺)를 감돌고 넓은 바위와 아우러져 가히 신선이 노는 곳이라 할 만하였다. 공암풍벽은 청도 팔경으로도 알려져 있지만, 인근 수몰된 대천리와 공암리 일대 사람들에게는 유년 시절의 소풍 장소로 기억된다. 운문댐에 수몰된 공암풍벽은 이제 사진으로만 과거의 모습을 회상할 수 있다.
[제5경 유천어화(楡川漁火) : 횃불로 밝힌 뱃사공의 노래]
제5경인 ‘유천어화’는 어두운 밤 어부들의 노랫소리와 함께 하늘거리는 횃불이 눈앞에서 형상화되는 아름다운 풍경을 말한다. 유천은 청도천과 동창천이 합류하여 밀양강을 따라 낙동강으로 흘러가는 곳으로 다양한 물고기가 풍성하였다. 특히 예전에는 은어가 많이 잡혔는데,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천하일미로 알려져 있었다. 여름철 고요한 밤하늘에 별빛이 총총하고, 고기잡이 어부들의 조각배에 치켜든 많은 횃불들이 배와 강물을 비추며 반짝이며, 주위에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산들이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 된다. 그리고 저 멀리서 들러오는 어부들의 노래 소리와 밤공기의 상쾌함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듬뿍 적신다. 유천어화가 언제까지 계속되었는지 알 수는 없다. 운문댐이 생기고 동창천의 유량이 줄어들면서 이곳에는 어부들이 탈 수 있는 배가 띄워지지 못하고, 수질은 나빠져 은어가 살 수 없게 된 지 오래이다. 비록 2013년 현재 유천을 보고 유천어화를 그릴 수는 없지만, 과거 이곳을 토대로 생활하였던 어부들의 노랫소리는 아직도 귀에 맴도는 듯하다.
[제6경 유호연화(柳湖蓮花) : 연꽃과 복사꽃의 향연]
‘신라지(新羅池)’라 불리는 유등 연지(柳等蓮池)는 흥해 최씨 입청도조(入淸道祖) 최자순이 연꽃을 심고 가꾸고, 최자순의 사위 모헌(慕軒) 이육(李育)이 무오사화 당시 이곳에서 은거 생활을 하면서 확장해 만든 저수지이다. 유등 연지는 둘레 약 700m, 깊이 약 2m로 싱싱하고 넓은 연잎이 연못을 덮어 푸른 바다를 이루고 있다. 여름 동안 연꽃이 피어 화려한 화단을 이루며, 꽃이 떨어진 줄기에 맺힌 연밥은 보기만 하여도 탐스럽기만 하다. 아침 해가 솟을 때나 붉은 태양 아래, 또는 석양이 너울질 때 웅장한 군자정(君子亭)과 한결 조화를 이루어 한여름의 운치를 돋운다.
유등 연지는 4월 그리고 7월부터 8월에 그 색깔을 달리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는다. 연지 주변 유등리 일대는 복숭아밭으로 4월 중반이 넘어가면 곳곳에 피어난 복사꽃으로 붉게 물드는 곳이다. 이때 유등 연지는 복사꽃과 어우러져 주변 일대가 분홍빛으로 빛난다. 그리고 7월과 8월이 되면 연지 일대에 피어나는 연꽃으로 다시 한 번 더 붉은 빛을 띤다.
과거에 유등 연지는 추석 다음날이면 시집간 여인들이 친정어머니를 만나거나 선남선녀들이 지인을 만나는 반보기 장소로도 유명하였다. 교통이 불편하고 친정을 찾기 어려운 시절에 시집간 자식들이 팔조령을 넘어서 유등 연지에 도착하여 부모님을 만나고, 다시 팔조령을 넘어 대구로 떠나야 했던 사연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2012년 유등 연지 주변에는 산책할 수 있는 산책로가 조성되었고, 산책로 중간 중간에 시를 감상할 수 있도록 시비가 세워졌으며, 쉼터도 조성되어 있다. 여름 저녁에는 이곳을 찾아 저녁 연꽃 향기를 찾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주변으로는 카페 및 갤러리가 조성되어 청도군의 새로운 관광지로도 알려져 있다.
[제7경 자계제월(紫溪霽月) : 시린 강물에 비친 자계 서원의 달그림자]
‘자계(紫溪)’는 탁영 김일손의 억울함이 핏빛 냇물로 솟아 흘러내린다는 의미로, 조선 시대 연산군 무오사화로 참화된 탁영 김일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당시 『조선왕조실록』에는 남부 지방에 큰비가 내려 냇물이 흘러내려가지 못하고 역류하였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때 청도 지역 사람들이 이를 보고 김일손의 억울함이 붉은 냇물로 나타난 것이라고 여기었다. 그리고 제7경 ‘자계제월’은 핏빛 냇물이 흘렀던 곳에 자리한 자계 서원이 청도천의 시린 강물에 비춰진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청도천의 맑은 강물과 두둥실 떠오른 보름달, 와룡산 기슭의 연못과 자계 서원의 달그림자는 보는 이로 하여금 황홀함에 시를 노래하게 한다. 지금은 강물의 모습과 물길이 달라졌으나, 달빛을 감싼 자계 서원과 와룡산의 희미한 능선은 아직도 시정을 돋아 주고 있다.
[제8경 운문효종(雲門曉鐘) : 새벽 운문산을 감싸는 종소리]
제8경 ‘운문효종’은 운문사 주변의 아름다운 새벽 경치와 이를 깨우는 종소리를 말한다. 반짝이는 새벽별과 어스름한 달빛에 울창한 솔숲 가운데서 운문사의 윤곽이 희미하게 나타날 때,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종소리는 200여 명의 승가 대학 승려들을 깨운다. 일찍이 유홍준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운문사의 새벽 예불과 종소리를 “비구니의 장삼 소매 나폴거리며 울려 퍼지는 새벽 종소리는 기암절벽을 감돌고, 약야계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물소리는 만주를 타는 듯하다.”라고 표현하며 극찬하였다.
『정감록』의 10승지 중 하나로 알려진 운문사 일대는 임진왜란과 6·25 전쟁을 모두 피해 간 지역으로 알려진 곳이다. 고요하기만 한 운문사의 아침을 밝히는 것은 승가 대학의 비구니들을 깨우는 종소리이다. 이 새벽 종소리를 듣기 위해 해마다 많은 이들이 운문사를 찾는데, 아마도 새벽 종소리가 듣는 이로 하여금 걱정과 근심을 훌훌 벗어던지고 마음을 가볍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