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후기에 제작된 『동역도』에 포함된 청도 지역을 비롯한 경상도 지도.

[편찬/간행 경위]

제작 시기를 명시하지 않는 고지도에서 지도의 제작 시기는 지도에 반영된 지리 정보를 통해 추정할 수 있다. 이런 방법으로 살펴보았을 때 『동역도(東域圖)』는 전체적으로 1800년대 초반까지의 지명을 반영하여 제작한 지도이다. 그러나 8도 가운데 경상도는 예외로, 1767년(영조 43)에 산청(山淸)과 안의(安義)로 바뀐 지명이 『동역도』에는 변경되기 이전 지명인 산음(山陰)과 안음(安陰)으로 표시되어 있다. 그러나 안음의 경우 붉은색으로 ‘음’ 옆에 ‘의(義)’가 첨가되어 있다.

지도의 내용을 살펴보면 여러 곳에 지명을 첨가하거나 교정한 흔적이 보인다. 이는 이와 비슷한 지도와 비교해 볼 때, 지도를 필사하는 과정에서 지도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정보를 수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형태/서지]

경상도를 포함한 조선의 8도가 수록된 채색 필사본 도별집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면적이 작은 경기도와 충청도가 한 장에, 그리고 면적이 넓은 함경도는 북도와 남도를 2장으로 나눠 제작하여, 총 8장의 지도가 수록되어 있다. 도별집의 책 크기는 31.3×21.5㎝이며, 경상도 지도의 크기는 66.8×73.2㎝이다. 지금까지 연구 결과 정상기(鄭尙驥)[1678∼1752]의 『동국지도』 계열은 정상기의 『동국지도』, 초기 수정본 계열, 1770년(영조 46) 신경준이 주도하여 제작한 수정본 계열, 정후조(鄭厚祚)[1758∼1793]의 「해주신본(海州新本)」 등 총 4개 계열로 구분된다. 『동역도』는 이 가운데 「해주신본」 계열에 가까운 지도이다.

[구성/내용]

경상도 일대를 그린 『동역도』는 현재 서울 대학교 규장각 한국학 연구원에 소장되어 있다. 지도에 표시된 ‘청도(淸道)’를 보면 노란색 원으로 표시하고, 원 둘레에 성곽을 의미하는 성가퀴가 그려져 있다. 그리고 원 안에 ‘卄’이 표시되어 있다. 청도군을 표시한 이 기호와 방법이 본 지도에서 군현을 표시하는 방법이며, 원 안에 표시되어 있는 ‘卄’는 각 군현 간의 거리를 의미한다. 十은 10리, 卄은 20리와 같이 세로가 늘어날수록 10리 단위의 증가를 의미하며, 도로로 연결된 앞뒤 지점 사이의 거리다. 이와 같은 거리 표시는 군현을 비롯하여 중요 지점에 ‘十’을 비롯하여 ‘卄·卅·卌’가 표시되어 있다. 예를 들어 청도에서 밀양까지의 거리를 지도상에 표시된 방법으로 계산해 볼 수 있다.

청도에서 출발하여 도로를 의미하는 붉은색 선을 따라 남쪽으로 이동하면 유천역(楡川驛)이 표시되어 있고 여기까지의 거리가 ‘卅[30리]’로 표시되어 있다. 그리고 유천역에서 밀양까지 붉은색 선인 도로를 따라가면 밀양을 표시하는 원 안에 ‘卅’가 표시되어 있다. 즉 청도에서 밀양까지의 총 거리는 60리인 것이다.

감영인 대구인 경우 일반 군현보다 원 둘레에 진한 테두리를 하고, 원안에 ‘x’로 표시하였다. 진보는 군현보다 작은 노란색의 원으로, 병영은 노란색의 직사각형으로 구분하여 표시하였다. 그리고 고성(古城)은 이중의 원으로 표시하였고, 고지명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산성 가운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고 나서 숙종과 영조 때 대대적으로 수축되거나 신축된 대형 산성은 성곽 표시와 함께 노란색으로 구분하였고, 봉수는 산봉우리에 붉은색 작은 원으로 표시하였다. 그리고 각 군현을 연결한 붉은색은 도로를 표시한 것이며, 일부 군현은 지명 옆에 서울까지의 거리가 함께 표기되어 있다.

지도의 우측 하단에는 초서체로 경상도의 연혁이 기록되어 있으며, 그 위에는 경상도에 설치된 군현·찰방역·군사 기지 등에 파견된 지방관의 종류와 숫자가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의의와 평가]

경상도 지도의 경우 다른 지역과 달리 지도에 표기된 지명을 통해 『동역도』의 제작 시기를 판단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정상기 『동국지도』의 네 번째 계열인 「해주신본」 계열 지도로, 정상기 유형 지도의 수정 단계를 살펴보는 데 용이한 지도이다. 특히 지도에 직접 교정한 부분은 당시 지도 사용자에 따라 필요한 정보를 가감(加減)하여 이용 목적에 맞춰서 사용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