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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예술제는 마을주민이 준비하고 개최하였지요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7C010105
지역 충청남도 공주시 신풍면 동원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조대묵

이 글은 2000년에 처음으로 동원1리 마을주민들이 예술제를 준비하고 개최하던 당시 마을 청년회장으로 2000년도 ‘예술과 마을’ 집행위원장을 맡아 많은 고생과 수고를 하였던 조대묵(59세, 당시 52세)이 예술제를 준비하고 개최하기까지 겪었던 여러 가지 일들을 기억해서 정리한 글이다. 당시 조대묵은 2000년도 ‘예술과 마을’ 운영위원장이었던 조학묵 이장 등 마을 주민들과 청년회 회원 등과 함께 마을 주민들 스스로 예술제 행사를 준비하고 개최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과 함께 보람도 있었다고 회고하였다.

어느 농촌 마을이나 마찬가지로 청년들은 대부분 농촌을 떠나 도시로 나가고 노인들만 남아 있는 실정이다. 원골마을도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하여도 동네에는 청소년들이 십수명 뛰어다니고 여름에는 개울에서 미역 감는 소리가 들려 생기가 있었다. 그러나 그 이후 취업이나 도시의 학교로 진학하는 바람에 동네는 텅 빈 느낌이다.

1998년도부터 마을주민들이 탑제를 다시 지내기 시작하면서 마을의 분위기가 좋아지게 되었고, 마을 청년회에서 마을을 위하여 무엇이라도 하자는 말들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마침 매년 해오던 경로잔치가 몇 년째 중단되었는데, 이를 계기로 경로잔치를 7월 칠석날에 부활시키자는 의견이 모아지게 되었다. 그리고 경로잔치를 하려면 적지 않은 경비가 들어야 하고, 이왕 잔치를 하는 마당에 그냥 잔치만 하지 말고 그간 미술제 할 때 출품하던 작품들을 한두 점씩 내어서 전시도 겸하면 더욱 좋을 것이라는 의견들이 모아졌다.

마을주민 모두가 참여하는 행사를 하면 동네가 서로 단결도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또한 동네 터를 디뎌주는 것이 좋다는 풍수지리학자의 말도 있었고 해서 주민들은 중단되었던 경로잔치를 매년 하고, 아울러 1993년부터 시작하여 마을에서 진행해 왔던 ‘예술과 마을’ 행사를 이제 동네 주민들이 직접 준비하여 매년 한번 씩 개최하자는데 의견을 모으게 되었다. 그리고 경로잔치를 겸한 주민작품 전시회 때 남자들은 풍장을 치고, 부녀자들은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마을 잔치를 열기로 하였다. 그리고 예술제를 열게 되면 집집마다 작품을 한 점씩 해야 하고, 출향인사들도 참여하고 싶은 사람은 참여시키기로 결정하였다.

결국 긴 회의 끝에 마을 주민들은 어린아이부터 노인어른까지 모두 참여하는 예술제를 마을 행사로 개최하기로 정하였다. 그리고 동네일을 청년회에서만 모여서 결정하면 동네 어른들이 자기들끼리만 모여서 결정한다고 걱정할까봐 다시 동계(마을주민 총회) 회의를 열어 최종 결정을 하였다.

그런데 행사를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하는데 예산이 문제였다. 동계의 기금을 쓰면 노인들이 걱정할까봐 결국 청년회가 초상 때 상여 메고 받은 사례금을 모아놓은 청년회 기금 몇 백 만원을 쓰고, 모자라면 청년회에서 더 걷어서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그 후 동계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예술제 행사를 개최하기로 하였다.

농사일로 바빴지만 행사일로 상의한다고 모이라고 연락을 하면 모두 참석하는 열성에 너나 할 것 없이 청년회 회원들은 흥이 났던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 예전 같으면 1/3도 안모이던 사람들이 100% 단결력이 되살아나서 신이 났었다.

‘하지만 예산이 없어도 전국 각지에서 초대작가들이 오는데 소홀함이 없어야 할텐데...... 동네 인심이 야박하다고 동네 흉잡히면 안되는데...... 주민 작품이 시원치 않으면 어떻게 하나?’ 등 동네에서 직접 주최하게 되니까 더 많은 걱정과 조바심이 났다.

본격적으로 더위가 시작되고, 행사가 다가오면서 청년회는 열심히 최선을 다하였다. 홍보를 담당한 이는 행사포스터를 공주시 11개 면에 다니면서 곳곳에 붙였고, 다른 청년회원들은 베니아판으로 작품 명패를 2백여 개나 만들었다. 행사본부인 마을회관에 운영위원회에서 대형 기둥을 세우기도 하였다. 부녀회에서는 외부 참석자들에게 제공할 김치를 담그고 밑반찬을 준비하였으며, 돼지고기와 과일 등 음식을 준비하였다.

어려운 준비 기간을 지나고 드디어 행사 개막일, 마을회관에서 개회 선언으로 행사가 시작되었다. 그날 저녁에는 마을 주민들이 밤새워 한바탕 노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한 달 전시 기간 동안 많은 손님이 원골을 방문하였다. 마을 청년들은 전시 기간 동안 방문한 손님들을 안내하고, 비가 와서 작품이 떠내려가면 다시 만들거나 수리도 하였다. 주민 주최로 행사를 진행한다는 흐믓함 속에 날짜가 지나서 뒷마무리를 해야 하는 무렵 한국문화예술진흥원 김정옥 원장님의 방문은 너무나도 기뻤던 일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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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예술과 원골' 도록

이렇게 원골마을 주민들이 직접 준비하고 주최한 2000년 제6회 예술제가 많은 성원과 주민들의 참여, 그리고 주변의 큰 호응 속에 무사히 마무리되었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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